깊어가는 가을, 2025년 10월 15일 용산 대통령실에 아주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스웨덴의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왕세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빅토리아 왕세녀의 만남은 단순한 외교적 접견을 넘어, 오랜 우방인 한국과 스웨덴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미래 협력의 청사진을 그리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바(ABBA)와 한강 작가, 마음을 잇는 문화의 다리"
이날 접견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스웨덴을 무척 정겹고 가깝게 느끼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특히 대통령은 두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양국 간의 깊은 문화적 유대를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전설적인 팝 그룹 **아바(ABBA)**입니다. 1970~80년대 전 세계를 강타한 아바의 음악은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중장년층에게는 청춘의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영화 '맘마미아!'를 통해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바의 음악은 세대를 넘어 한국인들의 마음에 스웨덴에 대한 긍정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두 번째는 한강 작가입니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적인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는 스웨덴 지성 사회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는 양국의 문화 교류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의 예술과 문화를 존중하고 깊이 이해하는 수준 높은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입니다.
이처럼 문화를 매개로 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 대통령은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의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빅토리아 왕세녀는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 화답하며, 미래 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역사적 유대감에서 미래 혁신까지: 한-스웨덴 관계
한국과 스웨덴의 인연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오래되었습니다. 양국의 공식 수교는 1959년에 이루어졌지만, 그보다 앞선 6.25 전쟁 당시 스웨덴은 의료지원단을 파견하여 인도주의적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전쟁 후에는 **중립국감독위원회(NNSC)**의 일원으로서 현재까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양국 관계의 굳건한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양국은 '혁신'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 경제 및 산업: 볼보(자동차), 이케아(가구), 에릭슨(통신) 등 스웨덴의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기술력은 스웨덴의 첨단 산업과 시너지를 낼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친환경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 ICT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은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할 핵심 열쇠입니다.
- 사회 및 문화: 스웨덴은 성 평등, 복지, 환경 보호 등 사회적 가치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입니다. 한국 역시 이러한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며 사회 발전을 이뤄나가고 있기에,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 K-팝, K-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는 스웨덴 젊은 층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문화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미래의 여왕, 빅토리아 왕세녀의 역할
이번에 방한한 빅토리아 왕세녀는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의 장녀이자 차기 스웨덴 국왕이 될 인물입니다. 그녀는 단순히 왕실의 상징적 인물을 넘어, 환경 문제와 아동 인권 등 국제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국가 원수가 직접 한국을 찾아 협력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사실은, 스웨덴이 한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번 만남은 한국과 스웨덴, 두 나라가 지난 60여 년간 쌓아온 우정을 재확인하고, 다가올 미래를 함께 열어갈 동반자임을 약속하는 소중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문화적 공감대와 역사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혁신 기술, 지속 가능한 발전, 인적 교류 등 다방면에서 양국의 협력이 더욱 풍성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봅니다.
